[유럽]/[영국]

[D+233/2014.8.7/레이캬비크, 런던/영국] 얼음의 나라에서 사막의 나라를 향해 출발

빈둥멀뚱 2014. 8. 8. 05:18

 

아침에 일어나 부지런히 샤워를 했다. 오늘은 공항 노숙이기 때문에 반드시 씻고 출발해야만 했다. 씻고 짐을 정리하고 있으니 자춘이가 와서 아침이 다 준비됐다면서 밥을 먹자고 했다. 자춘이는 비행기가 오후 늦게 있어 푹 자고 천천히 일어나도 됐을 텐데 굳이 일찍 일어나서 우리를 위해 아침을 차려 준 것 같아 감동적이고 고마웠다. 어제 KFC에서 충분히 남은 치킨과 밥을 이용한 치킨 볶음밥과 어제 얻은 매쉬 포테이토로 아침이지만 정말 푸짐한 저녁처럼 먹었다.

잘 먹었다 춘자야 고맙다!

남은 밥으로 점심에 먹을 주먹밥을 싸려고 했지만 쌀 자체가 찰진 쌀이 아니라 밥이 뭉쳐지지 않았다. 결국 지퍼백에 담아 챙기기만 했다. 짐을 챙겨 텐트를 최대한 말리고 호스텔에서 잠깐 기다렸다. 유진이도 아침을 호스텔에서 먹다가 우리를 생각해 빵을 좀 챙겨 주었다. 나이도 제일 많은 데 동생들에게 계속 받기만 해서 면목은 없었지만 열심히 챙겨주는 그들이 정말 고마웠다. 자춘이는 추가로 땅콩을 유진이는 각종 화장품을 챙겨줬고 우리는 정말 받기만 하고 하나도 주지 못했다. 우리는 정말 갖고 다니는 게 없어서..

 

 

나중에 한국 가서 다시 만나면 정말 맛있는 밥을 배불리 쏘기로 약속하고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10시 반에 호스텔 앞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졌다. 정말 오랜 시간을 붙어 있었고 운 좋게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 불평 없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냈다. 승혁이를 포함해서 그들 덕분에 아이슬란드가 좋은 기억으로만 가득 찰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가는 뒷모습을 아쉬워하며 지켜 보다가 다시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웃었다. 

그리고는 약 30분여를 기다려 온 14번 버스를 타고 BSI(버스 터미널)로 향했다(1인 350ISK). BSI까지는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는데 문제는 도착한 다음이었다. 우리가 공항에서 샀던 Icelandic excursion이라는 버스 회사는 reyjkavik excursion이라는 버스회사와 다른 회사였고 BSI에서 출발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당연히 Excursion이라는 글씨만 보고 하나인 줄 알고 있다고 다른 곳이라는 설명을 듣고 약 1km정도 떨어진 Icelandic excursion회사를 찾아갔다.

 

다행히 시간여유를 충분히 갖고 가서 촉박하지는 않았다. 거리도 비교적 가까웠고 찾아가기 쉬워 사무실에 도착하니 그래도 시간이 30분 이상 여유가 있었다. 12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공항을 향하면 마지막으로 엄청나게 많이 낮게 떠 있는 구름들과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돌덩이 자연을 감상할까 했으나 타자마자 잠이 쏟아져서 바로 졸았다.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 한 후 바로 고프로 SD카드를 사러 면세점을 들렀다. 승혁이에게 받은 고프로가 마이크로SD카드 인식 문제로 아이슬란드에서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기에, 바로 SD카드를 샀다. 그리고는 신나게 고프로를 즐겼다. 처음 카메라를 산 아이처럼 신나게 놀았다. 우리 DSLR이 화각이 작은게 아쉬웠는데 고프로는 이집트에서 쓰기 전까지는 셀카용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

 

WOW 항공을 타고 전혀 문제 없이 런던 가트윅 공항에 도착했고 가장 먼저 온 몸에 느껴진 것은 후끈한 기온이었다.  배가 고파 오자마자 준비해 온 도시락과 빵을 공항에서 산 맥주와 우유, 콘슬로우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본 무도는 역시나 두말 할 것 없이 재밌었다. 저번에도 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하루를 보내게 된 가트윅 공항은 이제 상당히 익숙해져서 상당히 편안했다. 여전히 밀려 있는 블로그를 쓰며 남은 시간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