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이집트]

[D+270/2014.9.13/다합/이집트] 다합에서의 첫 다이빙! 수족관 안을 수영하고 다닌 듯한 하루

빈둥멀뚱 2014. 9. 14. 03:02

정말 만족스러운 하루이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어제 늦게 잤다고 피곤해 하는 일행과 함께 불고기(40LE)와 새우볶음밥(30LE)을 아점으로 시켜 먹었다. 두 번째 먹는 새우 볶음밥은 좀 짰지만 불고기는 달달한 것이 참 맛이 좋았다. 한식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오늘 깨달았다.

식사 후 레드씨 릴렉스에 가서 방이 난 것을 확인하고 이사를 했다. 거실에 소파와 무한 물 제공, 냉장고, 에어컨, 주방에 가스렌지까지 갖춘 정말 끝장인 시설의 도미토리였다. 이 곳을 다이빙 하는 동안 조식과 함께 다른 엄청난 시설까지 이용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조건이었고 아마 다합 외에는 찾아 보기 힘든 조건일 듯하다. 꼬따오 강사님들이 너무나도 좋고 다이빙에 있어서는 정말 훌륭하지만 숙소는 다합에 비교 대상이 되기는 힘들다.

짐을 옮겨 놓고는 1시가 조금 안되어 다이빙을 하러 갔다. 우리를 챙겨줄 강사는 이집트인 함자였다. 이집트인이라는 것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좀 불안했는데 영어도 상당히 잘했고 다이빙 설명이나 준비 등을 완전 FM대로 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불안은 나중에 그가 해마를 찾아 내고 나서는 완전한 믿음으로 뒤바뀌었다.

어제 산 물안경과 다른 장비를 모두 챙기고는 고프로를 챙겨 첫 번째 장소인 Bannerfish Bay로 향했다. 레드씨 릴렉스 바로 앞에 있는 바다였는데 홍해는 다른 바다에 비해 워낙 염도가 높아서 체크 다이빙이 한번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고 산호지대도 아닌 모래 바닥에서 하는 것이라 첫 다이빙은 그냥 한번 하고 다음 것부터 즐겨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물 속에 들어가니 처음부터 완전한 반전이자 대박이었다.

 

 

 

-Napoleon fish(실제 가까이서 보면 엄청나게 크지만 사진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

 

-Barracuda-

 

 

 

-멸치떼-

 

 

-해마나 warm 종류인 듯?-

 

-Lion fish-

 

-cornet fish-

 

 

 

-rock fish-

 

첫 다이빙에서 엄청난 해양 생물들을 만나고 왔다. 평소보다 3kg 더 무거운 무게를 달고 들어갔는데 중성 부력을 맞추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함자를 따라 다니다 본 것은 엄청나게 큰 해마와 문어, cornet fish, banner fish, moray eel(장어류), 다금바리, 각종 복어, boxfish와 왠 일인지 바닥에 붙어서 사냥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 barracuda와 엄청난 크기의 napoleon fish였다. 특히나 napoleon fish는 태어나서 처음 본 것이었는데 수족관에서 보는 것처럼 정말 말도 안 되는 크기에 너무 놀라 혼자 소리를 지르느라 산소를 엄청나게 썼다. 해마도 그 동안 보았던 작은 크기가 아닌 거의 중지 2개 정도 길이가 되는 엄청나게 큰 놈들이었다. 마지막 나올 때까지 rock fish를 보고 나와 정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처음 보는 다양한 물고기를 만난 다이빙이었다. 우리 모두와 함자까지도 엄청난 행운에 모두가 흥분한 상태로 뭍으로 나왔고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넙치?-

 

-banner fish-

 

 

-unicorn fish-

 

 

-moray eel-

 

잠시 쉬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는 두 번째로 들어간 곳은 조금 걸어가면 바로 나오는 lighthouse였다. 이번에는 산호지대였는데, 처음 본 것의 반 만이라도 보길 희망하고 들어간 곳에서도 역시 bannerfish와 unicorn fish, 해삼, 민달팽이, 새우, 멸치 떼와 큰 물고기의 아가미를 청소중인 물고기, 무리 지어 바닥을 쓸고 다니며 먹을 것을 찾는 물고기 떼 등 역시나 상당히 즐겁고 재밌는 다이빙을 했다.

시야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다양하고 신기한 물고기들을 많이 본 후라 나는 정말 엄청나게 만족했다. 이틀 뒤에 또 다시 다이빙 하기로 하고는 옮긴 방으로 돌아왔다. 도미토리에는 스웨덴 출신 바흐거와 독일 출신의 댄과 야나시가 있었다. 서로 인사를 하고는 우리는 바로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가는 길에 늘 가는 맥주 가게에 들려 매일 마주치는 루난과 인사를 하고 1파운드를 깎으려 했지만 표정 좋은 루난은 가격에 있어서 만큼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내일 다시 올 테니 내일은 깎아달라고 장난스레 말하고는 다합 해변의 거의 반대쪽 끝에 있는 그나마 싼 현지 식당에 가서 그 동안 궁금했던 팔라펠(falafel, 5LE)과 모듬 샌드위치(7LE)를 시켜서는 맥주와 함께 먹었다.

뭔지 알 수 없는 녹색 재료를 튀긴 것이 팔라펠이었고 모듬 샌드위치에는 팔라펠과 각종 야채, 가지 볶은 것과 소스가 들어있었는데 둘 다 맛은 상당히 좋았다. 특히나 튀긴 것이다 보니 맥주와의 궁합이 끝내줬다.

식사를 하고는 마트에 가서 쌀, 라면, 참치 등의 식거리를 좀 사서 마신 병 맥주의 병을 1 파운드에 다시 팔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맥주 병은 어렸을 적 슈퍼마켓에 아버지가 드신 병을 팔고 온 이래로 정말 오랜만에 판 것이라 옛 생각에 잠시 웃음이 났다. 독일 애들이 샴 엘 쉐이크에서 열리는 파티에 간다고 해서 숙소가 제법 조용했다. 나는 오늘 다이빙 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정리하며 즐거워하고 웃고는 맥주를 한 잔 마시고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처음 찍는 수중 사진이다 보니 흔들린 것이 많았고 어설픈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의 물고기도 상당히 작게 나와서 크게 보지 않으면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다음 번에는 제대로 된 사진을 좀 찍도록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