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이집트]

[D+271/2014.9.14/다합/이집트] 여행 시작 후 처음으로 헬스장에.. 몸무게 충격 사건!

빈둥멀뚱 2014. 9. 15. 02:58

부지런히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었다. 이제 겨우 2번째인데 벌써 질릴 정도로 빵이 형편없이 맛 없다. 이집트에서는 한 번도 맛있는 빵을 만나보지 못했는데  호텔 조식에서 나오는 빵도 이정도 인 것을 보니 아마도 평균적인 빵의 맛이 별로인 것 같다. 식사 후 잠시 소화되라고 앉아서 와이파이를 좀 쓰는데 에볼라가 세네갈에서도 발발했다고 한다. 역시 서아프리카라 우리가 있는 곳에서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지만, 에볼라 뉴스는 계속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레드씨 릴렉스는 공짜 체육관이 있기에 적당히 소화가 됐다 싶어서 운동하러 가려고 보니, 명함을 들고 밖에 있는 헬스장을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주는 명함을 받아 들고 헬스장에 가니 이집트는 지하철 뿐만 아니라 헬스장도 여성 전용 시간이 따로 있는 듯 했다. 마침 간 시간이 여성 전용시간이라 입장을 거부 당했다.

12시 이후에 다시 찾아가기로 하고는 오전시간에는 수영장을 이용하려고 물안경을 챙겨 수영을 좀 했다. 물은 힘차게 돌아가는 두 대의 정화기로 인해 깨끗했지만 바닷물인지 약간의 소금기가 느껴졌다. 물이 차가워서 엄청 뜨거웠던 날의 온기도 물에 들어가고 나니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의해 오히려 조금 쌀쌀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수영을 하다가 선베드에 앉아 일행과 잡담하다 다시 수영을 좀 하고는 숙소로 돌아와 어제 산 쌀로 밥을 하고 버섯 라면을 끓여서 아침에 집어 온 삶은 계란을 함께 넣어 점심을 먹었다. 잠시 무도를 보면서 쉬다가 다시 마음을 다 잡고 헬스장에 갔다.

실로 오랜만에 가는 곳이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엄청난 덩치의 헬스장 관장님이 꽤나 밝고 부드러운 미소로 우리를 맞아줘서 편하게 우리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헬스장에 체중계가 있길래 돌아가면서 한 번씩 몸무게를 쟀는데 나는 1.5kg 정도 줄어 83kg가 나왔다. 아마 옷을 다 입고 핸드폰과 지갑까지 있어 500g정도는 더 나온 것 같다.

또 원하는 대로 살이 빠져서 상당히 기뻤지만 일행은 몸무게를 재고 나서 다시 한 번 불꽃 의지를 다지는 것 같았다. 기구들을 돌아가면서 내일 다이빙에 너무 무리가 되지 않도록 적당히 운동을 했다. 몸무게를 측정한 후 일행의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 듯 했고 운동하는 내내 좀 심각해 보여 난 옆에서 살살 눈치를 보면서 다른 말 하지 않고 나도 덩달아 땀 흘렸다.

배가 고파져 밥을 먹으러 가다가 몇 일전부터 사려고 했던 수영복을 몇 군데를 돌아보며 살펴 봤다. 여기 저기서 가격을 물어 봤는데 처음에는 80-150LE사이였던 것들이 오늘은 한 곳에서 안에 들어오라더니 이집션 가격이라면서 하나에 70LE에 준다고 했다.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것이 보여서 입어 봤는데 사이즈가 없었다. 자꾸 사이즈가 있는 다른 수영복을 권해서 입어 봤는데 뭐 나쁘지 않았다. 사실은 둘 다 마음에 들어서 가볍고 부피도 작으니 앞으로 아프리카 있으면서 반바지로 돌려 입으려고 열심히 흥정을 해서 110LE이라는 훌륭한 가격에 품질이 괜찮고 마음에 드는 수용복 2개를 샀다.

그리고는 둘이 같이 내일 주먹밥 도시락을 싸기 위해 참기름(큰 거리에 있는 chef mart, 23LE)을 사러 갔다. 나간 김에 쿠사리 큰 것(12LE)을 시켜 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일행은 의식적으로 조금 먹고 있었다. 역시나 먼 곳까지 간 김에 그 옆에서 토마토(4LE/kg), 오이(5LE/kg), 양파(4LE/kg)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다이빙을 하게 되면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데 블루홀 주변 식당이 비싸기만 엄청 비싸고 맛은 구리다고 해서 주먹밥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주먹밥 모양으로 만들기가 귀찮아져서 그냥 볶음밥을 해 가기로 했다. 양파, 버섯, 참치를 해바라기유를 이용해서 볶고 밥을 넣어 같이 볶은 후 참기름을 좀 섞으니 냄새가 좋았다. 우리나라 참기름이 아니라 고소한 냄새도 약하고 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참기를 냄새가 나니 좋았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져서 여자 도미토리에서 지내는 이맨에게 조금 권했더니 아주 맛있다면서 처음에는 많다고 했던 양을 모조리 먹어 치웠다. 이맨은 다이빙을 배우는 이집트인 여성인데 이집트인의 입맛도 우리의 입맛과 비슷한 것 같다. 우리 둘도 쿠사리를 정말 맛있다고 생각하고 잘 먹는데 내 입맛에 잘 맞는 볶음밥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지퍼백에 잘 넣어 냉장고에 보관을 하고는, 살살한다고 했음에도 좀 뻐근한 몸 여기저기의 근육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줬다. 하루 다이빙하고 하루 쉬는 이 스케줄이 우리에게는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훨씬 여유가 있고 덜 피곤하며 일행도 상당히 좋아한다. 내일 날씨에 따라 가게 될 다이빙 스팟이 달라질 것 같은데 어떤 모습일지 또 엄청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