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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43/2014.8.17/쉐프샤우엔/모로코] 느긋한 하루 보내기

오늘은 평소 보다는 좀 일찍 일어났다. 뭐 여전히 남들이 볼 때 이른 시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씩 우리의 생활을 찾아가는 것 같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좀 펴주고는 인터넷을 좀 썼다. 그리곤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숙소가 메디나 쪽이 아닌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곳이라 식당을 찾으려면 항상 1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오늘도 메디나가 아닌 마을 중심가 쪽으로 갔다. 처음으로 우유를 뺀 커피 시키고 민트차를 같이 시켜서는 롸이프(아랍식 아침 식사로 자주 먹음, 꿀이나 치즈, 초코 등 취향에 따라 덧발라 먹음, 꿀 바른 것 3디람)를 먹었다. 롸이프는 무게를 달아서 파는 듯 했는데 우리가 일인분을 시켰더니 사진 만큼 주었다(첫 사진). 커피는 맨날 우유를 넣어 마셔서 이번에는 빼고 주문..

[D+242/2014.8.16/쉐프샤우엔/모로코] 쉐프샤우엔의 구석구석 구경

여전히 아침 운동에는 실패했다. 늦은 시간에 일어나서 바로 배가 고파져 사과와 석류를 하나씩 먹고는 거리로 나섰다. 12시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제대로 음식을 하는 밥집은 없었다. 모로코는 경험해 보니 사람들이 다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영업을 하는 듯하다. 사막 스타일인가? 결국 대부분의 식당들이 1시나 1시 반 이후에나 음식이 가능하다고 해서 빵집에 들어가 진한 커피와 딸기 요거트에 빵을 몇 개 시켜 아침으로 먹었다(21디람). 그리고는 오늘 가 보기로 했던 뒷산에 쉬엄쉬엄 걸어서 올랐다. 한창 더울 시간이었지만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했고 햇볕을 걸을 때에도 생각보다 뜨겁지 않아 정말 다닐만 했다. 무엇보다 쉐프샤우엔은 산 중턱에 위치한 도시이다 보니 한낮에도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 걸어 다니기에는 ..

[D+241/2014.8.15/페스, 쉐프샤우엔/모로코] 마음에 드는 마을, 쉐프샤우엔(Chefchaouen)

방 두 개인 다르(모로코식 숙소)에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 공간을 넓게 자유롭게 쓰고 조용한 것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었는데 아침에 준 소박하지만 정갈한 아침식사에 또 한번 기분이 좋아졌다. 부지런히 밥을 먹고 짐을 싸서는 빠른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더 쓰려고 그 동안 못 올렸던 블로그를 열심히 업로드했다. 10시 반 출발인 CTM버스가 10시까지 오라길래 짐을 챙겨서 가봤더니 아래 짐칸에 넣을 짐 값으로 가방당 5디람씩 달라고 했다. 원래 다 내는 것인지 아님 외국인한테만 챙기려는 것인지 의심스러워서 그냥 들고 탄다고 한참을 실갱이 하고 버티다가 표까지 써주면서 다 내는 거라고 짐 3개에 10디람만 내라 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돈을 내고는 짐 표를 받았다. 나중에 보니 짐을 내릴 때 하나하나 표를 확인..

[D+240/2014.8.14/페스/모로코] 페스 염색 공장(?) 구경과 휴식

엄청 피곤 했긴 했는 모양이다. 아침에 깼지만 도저히 일어나기가 싫어서 결국 11시까지 푹 잤다. 확연히 개운해지기는 했지만 잠을 워낙 많이 자서 그런지 오히려 더 자고 싶었다. 하지만 어제 잡은 숙소의 화장실이 너무나 작고 불편해서(물도 잘 안 빠지고 좁아서 1명 들어가면 완전히 꽉 차는 정도), 북킹닷컴 통해 잡아 놓은 숙소로 옮겨가야만 했다. 어제 처음 숙소 잡을 때는 비싼데다가 구리고 호객꾼들한테 하도 들볶여서 그냥 하루만 자고 다른 도시로 떠날까 생각도 했지만 숙소 잡고 밤에 돌아다니며 구경한 페스(Fes) 현지 시장 분위기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일단 하루 더 있기로 결정을 했다. 아 다닐 때 마다 호객꾼 놈들이 우리가 일본인일줄 알고 ‘오겡끼 데쓰까, 사요나라, 이랏세이 맛세, 이따이이따이..

[D+239/2014.8.13/메르주가, 페스/모로코] 그랑 투어 택시를 타고 페스로

정말 쉽지 않은 밤이었다. 물을 충분히 갖고 가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고 생각 보다 사막의 기온은 밤이라고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려고 밖에 누웠음에도 간간히 부는 바람은 여전히 뜨거웠고 너무나 건조해서 피부와 입술이 모두 말랐다. 누워 있으니 시원한 맥주나 물 생각이 정말 간절했다. 새벽에 기온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춥거나 쌀쌀한 정도는 전혀 아니었다. 짐을 챙겨서는 다들 다시 낙타에 올랐다. 수연이의 낙타는 여전히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제만큼 많이 울부짖지는 않았다. 하늘에 안개와 구름은 여전히 많아 제대로 된 일출을 보기는 힘들었다. 시간이 좀 지나 해가 꽤 하늘로 올랐을 때에도 구름에 갇혀 제대로 된 윤곽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다시 잠잠하고 선선한 사막의 아침을 모래에 미끄러지듯..

[D+238/2014.8.12/보우말레 다데스, 메르주가/모로코] 사막의 밤, 놀라운 별똥별의 밤

호텔의 조식에 오렌지 주스가 나왔다. 그것도 큰 유리 주전자에 담긴 체로.. 한잔에 4-5디람정도 하기 때문에 한잔 사먹고 나면 늘 아쉬웠는데 가득 담겨 있는 오렌지 주스를 보며 우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잠시 다른 이야기 이긴 하지만, 요새 달러가 형편 없이 떨어져 바꾸어 온 달러를 쓰지 않고 ATM에서 수수료를 좀 물더라도 현금서비스를 받은 후 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돈을 찾아서 쓰고 있다. 장점은 환전할 곳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환율 비교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것. 돈을 그 때 그때 원하는 만큼 찾을 수 있고 도시에 따른 환율 차이를 고민하거나 앞으로 돈을 얼마나 쓸지 머리 아프게 고민해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단점은 수수료가 좀 나온 다는 것인데, 비싸게 산 달러를 쓰느니 조금 기다..

[D+237/2014.8.11/마라케쉬, 보우말네 다데스/모로코] 2박3일의 사하라 투어 첫날

아침에 일어나 부지런히 짐을 챙겨서는 얼린 물 두 통을 들고 약속된 장소에 가서 픽업을 기다렸다. 하지만 40분이 지나도록 오지를 않아 결국 투어 사무실에 전화를 한 통 했더니 사람이 걸어서 우리를 데리러 와서 다시 걸어서 사무실까지 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걸어서 갔을 텐데..미니 버스에 오르니 뜻밖에 한국인 여행자들이 4명이나 있었다. 혼자 다니는 사람들끼리 동행을 구해 뭉쳐 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8시 좀 안된 시간에 출발한 미니 버스에는 우리 6명을 비롯해 신혼 부부로 보이는 일본인 커플과 이탈리아 커플, 스페인 커플이 있었다. 버스는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제법 오랜 시간을 달려 갔다. 제대로 알아 보고 오지 않아서 이동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전혀 없었는데 다 끝난 후에 돌아보면 오..

[D+236/2014.8.10/마라케쉬/모로코] 아침 산책과 간만에 한 운동, 모로코 영화 관람

역시나 푹 자고 아침을 먹으러 느지막하게 숙소를 나섰다. 현지인들이 먹고 있는 작은 식당이 하나 보이길래, 어제 먹은 계란 빵을 치즈와 감자는 빼고 계란으로 속을 넣어 차와 함께 아침으로 먹었다(계란빵 6디람, 차 큰 거 1.5디람). 마라케쉬의 오전은 햇빛은 강해도 밤새 차갑게 식은 사막의 기온으로 인해서 인지 날은 제법 선선했다. 그늘에만 있다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식사 후에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골목 골목을 그냥 끌리는 대로 마구 걸어 다녔다. 공을 차고 뛰어 노는 아이들이 보였고 자전거로 열심히 배달 가는 듯한 아저씨도 보였다. 생선과 과일, 향내 나는 풀을 파는 시장이 보이길래 생각 보다 자주 보이는 포도의 가격을 물었더니 1kg에 10디람(약 1300원)이라고 했다. 그 동안 포도는 ..

[D+235/2014.8.9/마라케쉬/모로코] 메디나와 자마 엘 프나 주변 구경, 사하라 사막 투어 예약

거의 11시가 될 때까지 푹 잤다. 장시간의 이동과 공항 노숙에서 오는 피로, 아이슬란드의 쉴새 없이 달려온 누적된 피로로 인해 간만에 침대 위에서 정말 푹 잤다. 모로코는 거의 인도와 비슷하게 생각을 해서 정말 엄청나게 더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습도도 높지 않은 것 같고 11시 경이 다 되도록 방 안의 온도가 그다지 높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바람이 간간히 불면 시원해서 정말 휴식을 취하기에는 적당한 온도였다. 또한 놀랍게도 모기가 없었다!! 아이슬란드를 준비하고 늘 도로 위를 달리며 믿을 수 없는 주위 풍경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쏙 빠져 있어서 모로코 준비를 거의 못했었다. 겨우 공항에서 숙소 찾는 정도만 알아 보고 온 것이라 루트도 없었고 어디로 가서 뭘 봐야 할 지 전혀 모르고 왔다. 화용이 ..

[D+234/2014.8.8/런던, 마라케쉬/모로코] 드디어 아프리카 땅에 발을 딛다.

역시나 가트윅 공항은 추웠다. 동남아에서 정말 무식하게 에어컨을 틀어 놓는 것처럼 가트윅 공항도 에어컨을 밤새 심하게 틀어 놓아 여전히 아이슬란드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다행히 옷을 두툼하게 입어서 그럭저럭 잠을 자고는 새벽에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에 잠이 깼다. 일찍 일어날까 봐 버스 시간을 6시 반으로 잡아 놨는데 시간은 5시 조금 넘어 있었다. 수연이가 어디를 가더니 얼굴이 상기되어 돌아왔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어제 자면서 꽂아 놓았던 핸드폰 충전기를 누가 가져가 버린 것이었다. 저번에 아무 문제 없이 잘 충전했고 영국이라는 점 때문에 마음을 좀 놓았는데 너무 마음을 놓아 버린 것인지, 이제부터 아프리카가 시작되니 정신 차리라는 가르침인지 모르겠지만 아침부터 기분이 좀 그랬다. 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