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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53/2014.8.27/수스, 엘젬, 가베스/튀니지] 가슴 떨리는 또 하나의 콜로세움, 엘 젬(El Jem)

-숙소를 나오다 찍은 메디나 안 리바트(성채, 요새)의 모습- 운스를 하고 짐을 챙겨서 옥상 방이 정말 좋았던 가베스 호텔을 나섰다. 그리고는 우리가 매일 같이 찾는 식당(기차역 맞은 편 뒷 골목 사람들이 분비는 과일 주스 가게 앞)에 닭볶음탕 맛이 나는 샥쇼우카(chakchouka)를 아침으로 먹으러 찾아갔는데 새로운 맛을 시도해 보고 싶어서 같은 빛깔의 족발을 시켰다. 새로운 닭 볶음탕 맛의 족발을 기대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냄새가 심했고 국물 맛도 전혀 달랐다. 결국 한 입만 먹고 대부분을 남긴 채 빵만 조금 먹다가 수스(sousse)역에서 11시 37분 출발 기차를 기다렸다. -튀니지 기차 시간표- 인도 열차만큼은 아니지만 튀니지 열차도 연착이 심각한 것 같았다. 역시나 어떠한 안내 방송이나 문구..

[D+252/2014.8.26/모나스티르/튀니지] 헛탕이 많은 하루

정말 간만에 편안한 밤을 보냈다. 덥지도 않았고 모기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밤새 한 번 깨지 않고 아침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기뻤다. 상쾌하고 가벼운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으며 와이파이를 좀 썼다. 9시부터 관람이 가능한 메디나 내의 그레이트 모스크(great mosque)를 보러 갔는데, 들어가고 보니 입장료가 있었다(1인 5디나르). 입구에서 표를 주는 사람이 옷도 빌려 주며 여자의 경우는 온 몸을 가리고 추가적인 천으로 머리까지 가리게 했고 남자는 어깨만 가려져 있으면 큰 문제 없이 들어 갈 수 있었다. 수스의 그레이트 모스크는 바다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데 역시 군사 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다를 좀 메워서 배가 들어 올 수 있는 항구로 쓰고 있기 때..

[D+251/2014.8.25/튀니스, 수스/튀니지] 튀니지의 해운대, 수스(Sousse)

어제는 비교적 시원한 밤이어서 그럭저럭 잠을 잤다. 일행은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더니 아침 일찍 일어나 이미 운스를 마친 뒤 짐을 다 싸고 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라웠다. 시간이 충분히 남았길래 호텔 근처 빵집에 가서 빵과 커피를 마셨는데 맛이 정말 좋았다. ‘prince’라는 이름의 빵집이었는데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는 것이 체인점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짐을 챙겨서는 기차에 올랐다. 안내판에는 1번 플랫폼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역무원은 2번 플랫폼이라고 알려주었다. 정말 안내판과 직원의 안내가 다를 때 가장 혼란이 온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게 다가 오지 않을 때 내가 여행 중임을 문득 깨닫곤 한다. 해결 방법은 여러 번 묻고 확인하는 것 뿐인데, 2번 플..

[D+250/2014.8.24/시디부사이드/튀니지] 면도와 이발 사이, 부유하고 아름다운 마을, 시디부사이드(Sidi Bou Saide)

역시나 밤새 더위에 시달렸다. 여러 번 깨면서 샤워를 했고 잠시 시원해지면 다시 잠들었지만 더위에 또 다시 깨다 보니 잠을 설쳤다. 그러다 보니 잠결에 긴 머리와 수염이 더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밤새 긴 머리에 대해 짜증이 나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면도를 하고 이발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네팔에서 완전히 면도한 이후로 한번도 완전히 밀지 않았던 수염을 시원하게 밀어 버렸다. 좀 어색하고 얼굴도 커진 느낌이긴 했지만 입 주변이 시원했고 부드러웠다. 머리도 시디 부 사이드를 다녀와서는 자르기로 하고 삶은 계란과 토마토, 포도, 빵으로 아침을 먹고는 남은 것들을 챙겨 튀니스 마린(Tunis marine)역으로 갔다. 표를 구입하고(거리에 상관 없이 1인당 0.68, 2인 1.36디나..

[D+249/2014.8.23/튀니스/튀니지] 메디나 구경, 부대찌개와 바게트 빵

모로코가 튀니지에 비해 절대적으로 좋은 점은 모기가 없고 밤에는 정말 시원하다는 점이다. 숙소에 제법 모기가 많아 밤새도록 뜯기며 고생을 했다. 하지만 더워서 창문을 닫을 수도 없는지라 일어나자 마자 오늘은 모기약을 꼭 사자고 다짐을 했다. 아침은 메디나 안 쪽에서 먹기로 결정하고 걸어 들어갔는데 모로코의 일반적인 메디나 같은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카사블랑카의 메디나와 비슷했다. 아기자기한 길이 나온다기 보다는 많이 꼬여있는 좀 좁은 골목길의 동대문 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혹시나 해서 여기 저기를 둘러 봤으나 계속 비슷한 느낌이었고 현지 식당은 보이지 않아 둘러 보다 길에서 파는 양파 빵(0.5 디나르, 약 300원)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그러다 지도도 안보고 계속 가고 싶은 쪽으로 꺾으며 가다 ..

[D+248/2014.8.22/카사블랑카, 튀니스/튀니지] 처음부터 느낌 좋은 튀니스(Tunis)

어제 숙소 근처에서 발견한 BIM(터키에서 자주 애용하던 대형 마트)에서 아침으로 먹으려고 조리퐁 비슷한 과자와 우유, 조각 파운드 케이크와 요거트를 샀다. 하지만 아침에 열어 보니 우유가 아니라 우유곽에 담긴 점성이 약한 요거트였고 그나마도 상당히 맛이 없는 것이었다.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대부분을 남긴 체 멀쩡한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짐을 챙겨 바로 앞에 기차역에 가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공항 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정 시간 보다 조금 늦게 기차에 올라 출발했고 약 40분 정도를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바로 공항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항으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오랜 만에 국적기인 튀니지 에어를 타서 기내식을 먹을 생각에 신나 있었는..

[D+247/2014.8.21/카사블랑카/모로코] 모로코에서의 마지막 날

어느덧 2주가 훌쩍 지났다. 모로코의 2주와 아이슬란드의 2주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정신 없이 최대한 돌아다니려고 애썼고 그 만큼 한 일도, 추억도 많아서 상당히 오랫동안 지낸 것 같은 느낌이지만 정신 없이 달리기만 하다 보니 여행의 피로는 알게 모르게 축적되어 있었다. 모로코는 쌓인 피로를 풀고 조금 한가롭게 다니고 싶어서 예전 여행 스타일 대로 다녔더니 조금 한가롭고, 덜 다니긴 했지만 시간은 훨씬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사하라 사막을 낙타 타고 다니기도 했고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실컷 마시기도 했으며 제법 국물이 얼큰한 달팽이를 맛보기도 했고 좁은 메디나의 골목 골목을 누비며 산책을 하기도 했다. 빵빵 거리며 줄지어 달려가는 결혼식의 행렬을 구경하며 신나 있는 사람들을 보고 같이 ..

[D+246/2014.8.20/아실라, 카사블랑카/모로코] 이름만 화려한 카사블랑카

짐을 챙겨 나와 거리에서 아침으로 먹을거리를 좀 샀다. 기차역에 갈 때는 말이 끄는 마차를 잘 흥정해서 타고 갈 생각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일찍 나왔는데 역시나 마부들도 하루를 늦게 여는 지 길거리에 그렇게 많던 마차들도 보이지 않아 그냥 슬슬 걸어서 기차역을 향했다. 기차역에 도착해 밀크 커피와 민트 티를 시켜 사온 빵과 같이 아침을 먹었는데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 유럽,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영향 때문인지 모로코 대부분의 찻집에서는 에스프레소 기계를 가져다 놓고 커피를 뽑아 주었고 그 만큼 커피 맛이 좋았다. 오늘 아침을 먹은 기차역 카페테리아 역시도 에스프레소 기계가 있어서 그런지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 여간 해서는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 커피는 너무 만족스..

[D+245/2014.8.19/아실라/모로코] 산책, 맥주 그리고 프렌즈

스트레칭을 하고 메디나로 들어가 슬슬 걸었다. 그다지 이른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메디나의 높은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햇빛도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바람도 시원해서 기분이 저절로 상쾌해졌다. 어제 가 보지 않은 골목 골목을 찾아 다니며 숨어 있는 벽화를 찾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모로코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압도적으로 고양이가 많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각 나라마다 늘 보이는 동물은 고양이나 개인데, 나라에 따라 혹은 지역에 따라 주된 동물이 좀 나뉜다. 인도 같은 경우는 고양이 보다 개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모로코는 고양이의 나라로 느껴질 만큼 고양이가 많다. 출산율이 높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 있는데, 새끼 고양이도 엄청 많은 것을 보면 모로코는 고양이가 살기에 상당히 좋은 ..

[D+244/2014.8.18/쉐프샤우엔, 아실라/모로코] 오 필승 맥주!!

일찍 일어나 짐을 미리 다 싸고는 시내 중심가로 가서 빵과 롸이프를 차와 함께 마셔 아침을 해결했다. 10시에 출발하는 버스 시간에 맞춰 터미널에 가 미리 짐을 싣는데 짐 값을 무려 가방당 10디람이나 달라고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짐 값을 달라고 하는 나라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버스표를 사면 당연하듯이 짐이 몇 개고 상관없이 버스에 짐을 싣지만 인도, 스리랑카 그리고 모로코에서는 버스에 타면 짐 값을 요구한다. 인도에 있을 때는 2009년 배낭 여행할 당시 전혀 짐 값을 요구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예전 기억만 생각하고 짐 값 달라는 사람들의 요구를 자연스레 무시했었다. 인도는 워낙 자기 멋대로 요구하거나 일단 던져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그러고 나서 가만히 지켜 보니 인도인들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