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튀니지] 17

[D+254/2014.8.28/가베스/튀니지] 에어컨 방에서의 잉여적 하루와 가베스 생선 요리

오늘은 작정하고 아무것도 안 하기로 한 날이라 잠도 정말 충분히 잤다. 밤새 시원한 에어컨으로 인해 오히려 추울 정도지만 그래도 에어컨을 쉽사리 끌 마음은 들지 않았다. 충분히 자고 일어나 치킨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는데 치킨 1/4 조각을 뼈도 빼지 않고 통째로 샌드위치에 넣어주었다. 산적들이나 먹었을 법한 터프한 방식이었지만 치킨이 맛이 좋아 전혀 불만이 없었다. 걸어보니 낮 동안은 엄청나게 덥긴 하지만 습하지는 않아 그늘로만 걷는다면 간간히 부는 바람으로 인해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저녁 때는 다시 습해지는 것으로 봐서 한낮의 햇볕의 열기가 모든 습도를 날려 버리는 것 같다. 다시 시원한 방으로 돌아와 수스에서 샀던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면서 빈둥거렸다. 꽤나 행복한 기분이 되었고 한참을..

[D+253/2014.8.27/수스, 엘젬, 가베스/튀니지] 가슴 떨리는 또 하나의 콜로세움, 엘 젬(El Jem)

-숙소를 나오다 찍은 메디나 안 리바트(성채, 요새)의 모습- 운스를 하고 짐을 챙겨서 옥상 방이 정말 좋았던 가베스 호텔을 나섰다. 그리고는 우리가 매일 같이 찾는 식당(기차역 맞은 편 뒷 골목 사람들이 분비는 과일 주스 가게 앞)에 닭볶음탕 맛이 나는 샥쇼우카(chakchouka)를 아침으로 먹으러 찾아갔는데 새로운 맛을 시도해 보고 싶어서 같은 빛깔의 족발을 시켰다. 새로운 닭 볶음탕 맛의 족발을 기대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냄새가 심했고 국물 맛도 전혀 달랐다. 결국 한 입만 먹고 대부분을 남긴 채 빵만 조금 먹다가 수스(sousse)역에서 11시 37분 출발 기차를 기다렸다. -튀니지 기차 시간표- 인도 열차만큼은 아니지만 튀니지 열차도 연착이 심각한 것 같았다. 역시나 어떠한 안내 방송이나 문구..

[D+252/2014.8.26/모나스티르/튀니지] 헛탕이 많은 하루

정말 간만에 편안한 밤을 보냈다. 덥지도 않았고 모기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밤새 한 번 깨지 않고 아침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기뻤다. 상쾌하고 가벼운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으며 와이파이를 좀 썼다. 9시부터 관람이 가능한 메디나 내의 그레이트 모스크(great mosque)를 보러 갔는데, 들어가고 보니 입장료가 있었다(1인 5디나르). 입구에서 표를 주는 사람이 옷도 빌려 주며 여자의 경우는 온 몸을 가리고 추가적인 천으로 머리까지 가리게 했고 남자는 어깨만 가려져 있으면 큰 문제 없이 들어 갈 수 있었다. 수스의 그레이트 모스크는 바다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데 역시 군사 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다를 좀 메워서 배가 들어 올 수 있는 항구로 쓰고 있기 때..

[D+251/2014.8.25/튀니스, 수스/튀니지] 튀니지의 해운대, 수스(Sousse)

어제는 비교적 시원한 밤이어서 그럭저럭 잠을 잤다. 일행은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더니 아침 일찍 일어나 이미 운스를 마친 뒤 짐을 다 싸고 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라웠다. 시간이 충분히 남았길래 호텔 근처 빵집에 가서 빵과 커피를 마셨는데 맛이 정말 좋았다. ‘prince’라는 이름의 빵집이었는데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는 것이 체인점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짐을 챙겨서는 기차에 올랐다. 안내판에는 1번 플랫폼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역무원은 2번 플랫폼이라고 알려주었다. 정말 안내판과 직원의 안내가 다를 때 가장 혼란이 온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게 다가 오지 않을 때 내가 여행 중임을 문득 깨닫곤 한다. 해결 방법은 여러 번 묻고 확인하는 것 뿐인데, 2번 플..

[D+250/2014.8.24/시디부사이드/튀니지] 면도와 이발 사이, 부유하고 아름다운 마을, 시디부사이드(Sidi Bou Saide)

역시나 밤새 더위에 시달렸다. 여러 번 깨면서 샤워를 했고 잠시 시원해지면 다시 잠들었지만 더위에 또 다시 깨다 보니 잠을 설쳤다. 그러다 보니 잠결에 긴 머리와 수염이 더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밤새 긴 머리에 대해 짜증이 나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면도를 하고 이발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네팔에서 완전히 면도한 이후로 한번도 완전히 밀지 않았던 수염을 시원하게 밀어 버렸다. 좀 어색하고 얼굴도 커진 느낌이긴 했지만 입 주변이 시원했고 부드러웠다. 머리도 시디 부 사이드를 다녀와서는 자르기로 하고 삶은 계란과 토마토, 포도, 빵으로 아침을 먹고는 남은 것들을 챙겨 튀니스 마린(Tunis marine)역으로 갔다. 표를 구입하고(거리에 상관 없이 1인당 0.68, 2인 1.36디나..

[D+249/2014.8.23/튀니스/튀니지] 메디나 구경, 부대찌개와 바게트 빵

모로코가 튀니지에 비해 절대적으로 좋은 점은 모기가 없고 밤에는 정말 시원하다는 점이다. 숙소에 제법 모기가 많아 밤새도록 뜯기며 고생을 했다. 하지만 더워서 창문을 닫을 수도 없는지라 일어나자 마자 오늘은 모기약을 꼭 사자고 다짐을 했다. 아침은 메디나 안 쪽에서 먹기로 결정하고 걸어 들어갔는데 모로코의 일반적인 메디나 같은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카사블랑카의 메디나와 비슷했다. 아기자기한 길이 나온다기 보다는 많이 꼬여있는 좀 좁은 골목길의 동대문 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혹시나 해서 여기 저기를 둘러 봤으나 계속 비슷한 느낌이었고 현지 식당은 보이지 않아 둘러 보다 길에서 파는 양파 빵(0.5 디나르, 약 300원)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그러다 지도도 안보고 계속 가고 싶은 쪽으로 꺾으며 가다 ..

[D+248/2014.8.22/카사블랑카, 튀니스/튀니지] 처음부터 느낌 좋은 튀니스(Tunis)

어제 숙소 근처에서 발견한 BIM(터키에서 자주 애용하던 대형 마트)에서 아침으로 먹으려고 조리퐁 비슷한 과자와 우유, 조각 파운드 케이크와 요거트를 샀다. 하지만 아침에 열어 보니 우유가 아니라 우유곽에 담긴 점성이 약한 요거트였고 그나마도 상당히 맛이 없는 것이었다.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대부분을 남긴 체 멀쩡한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짐을 챙겨 바로 앞에 기차역에 가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공항 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정 시간 보다 조금 늦게 기차에 올라 출발했고 약 40분 정도를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바로 공항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항으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오랜 만에 국적기인 튀니지 에어를 타서 기내식을 먹을 생각에 신나 있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