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이슬란드]

[D+230/2014.8.4/노르두르피오르드, 스티키솔무르/아이슬란드] 서부 피오르드의 오프로드 구경

빈둥멀뚱 2014. 8. 5. 04:59

 

 

 

 

역시나 맑고 따뜻한 아침이었다. 텐트장 바로 앞에 있는 바닷가의 파도 소리를 듣다가 텐트를 정리하고는 다 같이 똑같은 방법으로 아침을 먹었다. 늘 먹는 스프, 빵, 딸기잼으로..

 

 

 

어제 온천을 하고 나른해져서 좀 일찍 누웠는데 오늘도 7시 반이 다 되어 정말 푹 잘 자고 일어나니 모든 피로가 다 풀린 듯한 기분이었다. 별로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하루 종일 차로 이동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인 듯하다. 기대도 못했던 랜드마날라우가르의 온천과 뮈바튼의 온천, 이번 노르두르피오르드의 온천이 피로 회복에 정말 한 몫을 단단히 했다. 더욱이 이 곳 캠핑장은 샤워 시설도 없기 때문에 온천을 하고 깨끗이 씻고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샤워 시설은 없지만 식당과 주방 그리고 각종 식기가 아주 잘 갖추어져 있는 캠핑장이었기에 여유 있게 물을 끓여 커피와 차도 한 잔씩 마시고는 출발했다. 어김 없이 맑은 날씨와 반짝이는 바다는 이제는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어 있었다.

643번 도로를 따라가다 61번으로 갈아타 이사피오르드(isafjordur)쪽으로 향했다. 시간 상 도저히 갈 수 없는 서부 피오르드 깊숙한 곳을 들어가는 대신 아쉬운 대로 오프로드로 산맥을 가로질러 가보자고 결정해서 사륜 차량만 들어갈 수 있는 F66번 도로로 들어갔다.

 

 

 

F66은 산을 넘어가는 길이었는데, 한참을 올라가 전망을 내려다 보기 위해 잠시 정차했다. 여기 저기에는 관광객인지 현지인인지 주체는 알 수 없었지만 누군가가 쌓은 돌무더기가 제법 보였다.

 

 

 

 

물론 우리도 남이 쌓다 만 돌무더기에 몇 개의 돌덩이를 추가했다.

 

 

 

 

오프로드는 비교적 짧고 무난했지만 경치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절벽을 가로질러 쏟아져 내리는 폭포는 정말 그림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고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또 다시 안타까울 뿐이었다.

 

 

 

 

오프로드를 벗어나 첫 번째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서 스파게티를 해서 고픈 배를 채웠다.

 

 

 

 

 

 

 

 

 

 

 

 

 

그리고는 아산 방조제를 떠올리게 하는 뚝길을 지나 달라비기(Dalabyggd)에 도착한 우리는 마트를 찾아 반값 할인하는 고기를 사고 양파와 몇몇 저녁거리를 샀다. 틈나는 대로 기름을 넣으라는 조언대로 다시금 탱크를 가득 채우고는 스네펠스네스(Snaefellsnes) 반도를 향했다.

 

 

 

60번 국도를 달리다가 스네펠스네스 반도로 들어가는 54번 국도를 갈아탄 후 수 많은 작은 섬들이 만드는 또 다시 새로운 풍경에 차를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우와 우와 거리며 사진을 찍고 파란하늘을 보다가 다시 차에 올라 반도 깊숙이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서서 구경을 하다 왼쪽 작은 반도 안에 보인 마을이 궁금해져서 그 쪽으로 향했다. 마을의 이름은 스티키솔무르(Stykkisholmur)였고 여객선과 관광선 그리고 어선들이 제법 많은 항구 마을이었다.

 

 

 

항구를 구경해 보기로 하고 차를 대고 보니 배가 좀 아팠고 화장실을 쓰러 가야겠다고 하자 유진이는 잘됐다며 화장실 쓰는 김에 생맥주 한잔하자고 제안하면서 굉장히 신나 했다. 나도 상당히 좋은 생각이라 여기고 그 동안 몇 번 유진이에게 얻어 먹어 이번에는 사주려고 했더니 급한 화장실을 해결하러 다녀온 뒤 보니 이번에도 유진이가 샀다.

 

 

 우연히 들어간 술집은 역시나 분위기가 좋았다. 이 쯤 되면 모든 아이슬란드의 밥집과 술집이 예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가 본 곳이 몇 곳 안 되어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정말 대부분 잘 꾸며 놓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유롭게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항구 바깥쪽으로 등대가 있는 언덕이 보이길래 잠시 산책을 해서 올라가 봤다. 전경도 좋았고 지금은 쓰지 않는 거처럼 보이는 등대도 제법 운치 있고 예뻤다. 그리고는 바로 근처에 마을 내 골프장과 붙어 운영 중인 캠핑장으로 가서 고기를 구어 먹고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