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 6

[D+258/2014.9.1/르케프/튀니지] 카스바의 여인(응!?)

르케프의 밤은 시원했고 새벽은 좀 쌀쌀한 정도였다. 늦게까지 자자고 했던 일행이 어느새 보니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는데 난 조금은 더 자고 싶어 침낭 속으로 더욱 파고 들었다. 하지만 어느 새 잠이 깨어 같이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밖으로 나와 보니 어제보다는 문을 연 가게가 훨씬 많기는 했지만 조그마한 구멍가게이거나 옷 가게 아님 신발 가게, 약국 같은 것들이었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르 케프에는 식당이 없었다. 내가 튀니지 사람이라면 당장이라도 이 곳에 식당을 차렸을 것 같다. 돌아다니다 겨우 발견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서로 다른 빵에 샌드위치를 하나씩 먹었다(각 1.7디나르). 오늘은 메디나 위 쪽으로 보이는 카스바(Kasbah, 성채, 요새)에 올라가 보기로 하고 슬슬 걸어 갔다. 카스바를 ..

[D+252/2014.8.26/모나스티르/튀니지] 헛탕이 많은 하루

정말 간만에 편안한 밤을 보냈다. 덥지도 않았고 모기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밤새 한 번 깨지 않고 아침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기뻤다. 상쾌하고 가벼운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으며 와이파이를 좀 썼다. 9시부터 관람이 가능한 메디나 내의 그레이트 모스크(great mosque)를 보러 갔는데, 들어가고 보니 입장료가 있었다(1인 5디나르). 입구에서 표를 주는 사람이 옷도 빌려 주며 여자의 경우는 온 몸을 가리고 추가적인 천으로 머리까지 가리게 했고 남자는 어깨만 가려져 있으면 큰 문제 없이 들어 갈 수 있었다. 수스의 그레이트 모스크는 바다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데 역시 군사 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다를 좀 메워서 배가 들어 올 수 있는 항구로 쓰고 있기 때..

[D+249/2014.8.23/튀니스/튀니지] 메디나 구경, 부대찌개와 바게트 빵

모로코가 튀니지에 비해 절대적으로 좋은 점은 모기가 없고 밤에는 정말 시원하다는 점이다. 숙소에 제법 모기가 많아 밤새도록 뜯기며 고생을 했다. 하지만 더워서 창문을 닫을 수도 없는지라 일어나자 마자 오늘은 모기약을 꼭 사자고 다짐을 했다. 아침은 메디나 안 쪽에서 먹기로 결정하고 걸어 들어갔는데 모로코의 일반적인 메디나 같은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카사블랑카의 메디나와 비슷했다. 아기자기한 길이 나온다기 보다는 많이 꼬여있는 좀 좁은 골목길의 동대문 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혹시나 해서 여기 저기를 둘러 봤으나 계속 비슷한 느낌이었고 현지 식당은 보이지 않아 둘러 보다 길에서 파는 양파 빵(0.5 디나르, 약 300원)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그러다 지도도 안보고 계속 가고 싶은 쪽으로 꺾으며 가다 ..

[D+248/2014.8.22/카사블랑카, 튀니스/튀니지] 처음부터 느낌 좋은 튀니스(Tunis)

어제 숙소 근처에서 발견한 BIM(터키에서 자주 애용하던 대형 마트)에서 아침으로 먹으려고 조리퐁 비슷한 과자와 우유, 조각 파운드 케이크와 요거트를 샀다. 하지만 아침에 열어 보니 우유가 아니라 우유곽에 담긴 점성이 약한 요거트였고 그나마도 상당히 맛이 없는 것이었다.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대부분을 남긴 체 멀쩡한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짐을 챙겨 바로 앞에 기차역에 가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공항 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정 시간 보다 조금 늦게 기차에 올라 출발했고 약 40분 정도를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바로 공항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항으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오랜 만에 국적기인 튀니지 에어를 타서 기내식을 먹을 생각에 신나 있었는..

[D+245/2014.8.19/아실라/모로코] 산책, 맥주 그리고 프렌즈

스트레칭을 하고 메디나로 들어가 슬슬 걸었다. 그다지 이른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메디나의 높은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햇빛도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바람도 시원해서 기분이 저절로 상쾌해졌다. 어제 가 보지 않은 골목 골목을 찾아 다니며 숨어 있는 벽화를 찾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모로코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압도적으로 고양이가 많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각 나라마다 늘 보이는 동물은 고양이나 개인데, 나라에 따라 혹은 지역에 따라 주된 동물이 좀 나뉜다. 인도 같은 경우는 고양이 보다 개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모로코는 고양이의 나라로 느껴질 만큼 고양이가 많다. 출산율이 높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 있는데, 새끼 고양이도 엄청 많은 것을 보면 모로코는 고양이가 살기에 상당히 좋은 ..

[D+241/2014.8.15/페스, 쉐프샤우엔/모로코] 마음에 드는 마을, 쉐프샤우엔(Chefchaouen)

방 두 개인 다르(모로코식 숙소)에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 공간을 넓게 자유롭게 쓰고 조용한 것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었는데 아침에 준 소박하지만 정갈한 아침식사에 또 한번 기분이 좋아졌다. 부지런히 밥을 먹고 짐을 싸서는 빠른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더 쓰려고 그 동안 못 올렸던 블로그를 열심히 업로드했다. 10시 반 출발인 CTM버스가 10시까지 오라길래 짐을 챙겨서 가봤더니 아래 짐칸에 넣을 짐 값으로 가방당 5디람씩 달라고 했다. 원래 다 내는 것인지 아님 외국인한테만 챙기려는 것인지 의심스러워서 그냥 들고 탄다고 한참을 실갱이 하고 버티다가 표까지 써주면서 다 내는 거라고 짐 3개에 10디람만 내라 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돈을 내고는 짐 표를 받았다. 나중에 보니 짐을 내릴 때 하나하나 표를 확인..